[명예기자] 개나리 노랑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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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김순점

울산만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 용연공단으로 출근한다.

계절은 봄이건만 기온은 쌀쌀맞기 그지없는 시어머니 같다.

새벽 별 보며 출근하기를 한 달여 어두컴컴하던 출근이 어느새 환해졌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신화마을의 벚나무 만디.

마치 인디언 추장의 투구처럼 생겼다.

해서 개인적으로 붙인 명칭

신화의 인디언 추장 모자 동산

이어서 여천 오거리를 통과해서 경남 냉동창고를 지나 부곡 사거리 좌회전하면 회사까지 거의 직진이다.

부곡 사거리를 좌회전 하자마자 거대한 굴뚝의 뽀얀 연기가 주는 그림을 잠시 감상하다가 용연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3월이란 달이 민망하게도 강풍도 불다가 더러 눈도 내리기도 하여 사뭇 황량하던 고개였다.

그러다 3월 하순께 본격적으로 양옆에 개나리가 수줍더니 가끔 웃다가 더러 활짝 하다가

종래는 단체로 비웃었다.

마치 “내 이렇게 예쁜데 사진 안 찍고 그냥 가나?“ 라는 듯

어쩔 수 없이 그 유혹에 동영상을 찍었다.

그러나 동영상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왜 그러는지는 아실 것이다.

그리곤 개나리 노랑 고개라고 내 맘대로 붙였다.

남구 지명사에 기대어 옛날 여기가 어떤 곳이었던가를 읽어내려가자니

뜬금없이 미아리고개가 떠오른다

미아리 눈물고개~ 님이 넘던 이별 고개

서울에는 미아리가 있지만 울산에는 개나리 고개가 있다.

내 맘대로 붙인 이름이지만 속을 살펴보니 개나리 노랑 고개가 그럴싸하다

왜냐하면 이곳에 살던 옛사람들은 공업도시라는 그늘 아래 타지로 떠나야만 했던 애환이 있기 때문이다

개나리 노란 고개 고향 친구 헤어진 고개

만날 날 손꼽으며 웃고 울며 헤어진 고개 

근 6킬로에 달하는 고개 양쪽에 살던 용잠과 용연과 남화동의 사람들은 아마 개나리는 모르겠지만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서 손짓하는 이 고개는 꿈에서도 잊지 못하겠지.

그런데 주말을 보내고 오니 개나리 노랑 고개가 이제는 개나리 초록고개가 되어버렸다.

봄은 참 빨리 간다.

아쉽기 그지 없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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