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눈이 즐겁고 걷고 싶은 선암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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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길을 비추고, 길은 물을 감싸 안은 곳. 선암호수공원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할 것이다.

남구의 정중앙에 자리 잡은 선암호수공원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특히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4km 남짓의 산책로가 남구와 울산의 자랑거리다.

완만한 코스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쉽고,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쉼터에 앉아 사계절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그래서 울산 남구에서 가장 경치 좋고 아름다운 아홉 곳의 풍경, ‘울남 9경’에서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선암호수공원 사계’가 선정됐다.

이곳에는 본래 농사를 짓기 위해 일제강점기 시절에 만든 선암제라는 못이 있었다. 그 후 1964년 울산공단과 온산공단의 비상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선암댐으로 확장공사 후 지금까지 활용돼 왔다.

시설관리를 위해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던 이곳은 지난 2007년, 철조망을 걷어내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생태호수공원으로 주민의 품에 돌아왔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 5월의 선암호수공원은 꽃들의 향연이다. 금낭화, 철쭉, 꽃잔디, 매발톱, 샤스타데이지, 수선화, 영산홍, 꽃창포 찔레꽃, 매화, 돌단풍…이름 모를 풀꽃까지 흔들리는 바람에 춤을 추고 그 모습을 데칼코마니처럼 품은 호수의 수면도 물결과 함께 일렁인다.

선암호수공원에는 꽃만 있는 게 아니다. 호수와 맞닿은 버드나무 아래, 물의 정원에는 산란기를 맞은 잉어들이 뒤엉켜 펄떡이며 물장구를 친다. 새 생명의 탄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유유히 호수를 가르며 유영하는 물닭도 보인다. 겨울철새지만, 이곳이 좋아 그만 텃새가 되어 터줏대감이 되려나 보다.

선암호수공원의 재미있는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뛰놀 수 있는 무지개놀이터에는 미니기차와 모래놀이터, 점프놀이대 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고, 인공암벽장과 인조잔디축구장에선 청춘들이 젊음을 불태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장 작은 종교시설인 성 베드로 기도방과 호수교회, 안민사도 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바라보며 독서와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북카페 지관서가 3호점, 선암호수공원점도 지난해 말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토록 다채로운 모습을 품고 있기에 선암호수공원의 사계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서 그 어떤 것보다도 반갑게 기다렸던 소식은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다는 소식일 것이다.

춘래불사춘이란 말처럼 그동안은 봄이 와도 온 것 같지 않았지만,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며 얼마 남지 않은 봄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계절 눈이 즐겁고 걷고 싶은 선암호수공원에서 늦봄을 만끽하러 지금 한 번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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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허보경

    울산 남구 소식을 바로 받아볼수 있어서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문화와 사회가 상생하는 남구가 되길 기원합니다.
    남구를 더 알릴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번 기획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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