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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엄규헌
우리는 동네에 지명이 무슨 이유로 생겨났는지 모른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수다. 달동이라고 되있으니 달동이라 부르고 삼산동이라 하니 그저 삼산동이라 부른다.
여기서 나는 위화감이 생겼다. 울산에 살면서 울산 동네에 뜻도 모르고 그저 부르고 있으니 울산 시민으로서 너무 부끄러웠다. 분명 나 같은 사람들이 있을꺼라 생각하고 여천천 길을 따라 각 동네에 지명을 조사했다. 내가 여천천을 필두로 조사한건 다 이유가 있다. 여천천은 울산 남구 대부분 동네를 관통하고 있다. 마치 태화강이 울산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 두왕로에서 발원하여 여천동에서 울산항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낙동강 동해권 수계의 지방하천이다. 하천연장은 6.5㎞, 유로연장 10.2㎞, 유역면적 12.64㎢이다. 하천의 이름은 여천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천은 좋은 우물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명 변화과정에서 여천(麗泉)이 여천(呂川)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원래 유로는 현재의 동해남부선 울산역 뒤편과 돋질산 사이를 흘러 태화강으로 합류하였으나 굴할(堀割) 공사를 하면서 울산역 남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매암동을 거쳐서 울산만으로 유입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여천천과 관련있는 동네는 이와 같다.
옥동
=여천천의 발원지 삼호산 파라골
여천동
=돼지 머리모양의 돋질산과 도깨비 설화
남산12봉
=여천천을 아우르는 남산 12봉
신정동
=하늘에서 화로같은 불덩이가 떨어졌다는 화리고개
야음동
=이야기 아자의 산에서 이야기 소리가나는 야음, 장생포 포경기지
달동
=여천천이 평지에 다다른 동네, 왕이 날 들 (왕생이들)
삼산동
=이수삼산 태화강과 여천강의 사이에 있는 삼산에서의 유래
정말 신기하지 않는가? 단순 산책로라고 생각했던 여천천이 마치 태화강처럼 울산, 특히 남구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몰라도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허나 울산에 살면서 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터전에 적어도 무슨 뜻이 담겨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