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청와대 국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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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먼저 대한민국 국정의 심장부에 발을 딛게 해준 관계자께 감사드린다. 경복궁역에 내려서 청와대 본관까지 가는 길을 택했다. 고궁 담을 따라 낙엽 길에 몰려드는 인파로 길치라도 찾아갈 정도였다. 언제 또 올수 있겠는가 싶어서 틈틈이 셀카봉을 눌려 주변을 놓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긴 줄을 따라서 예약 체크했다. 기대감에 서있는 동안 안정이 되지 않아 까치발을 들었다 놨다 움직였다. 티브이 화면으로 만 본 청와대는 그야말로 궁궐이었다. 경복궁 근정전보다 더 큰 느낌이었고, 왕비가 머물렀던 내실보다 관저가 크게 느껴졌다. 

  관저를 한 바퀴 돌자 대통령과 영부인들의 삶이 용틀임하듯 가슴에 머물렀다. 모든 분들이 청와대 생활을 뒤로하고 나가실 때 행복하셨다면 더 발전된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정치가 그렇게 어려운가?’ 묘한 기분이었다. 

  어수선한 마음을 접고 관저 뒤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미남불 앞에서 하찮은 중생이지만, 나라와 가정을 위해 부처님께 잠시 기도 올렸다. 하산 하듯이 내려와서 수정궁터를 지나 계곡을 향했다. 

  상춘재와 녹지원 가기 전, 백악교가 있는 계곡에서 완전히 마음이 빼앗겼다. 몇 며칠 머물러도 지겹지 않을 만큼 오색찬란하게 물든 가을 나무들과 북악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소리, 그림자를 녹이는 연못은 담양 소쇄원이 연상되었다.

  고목이 된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어울리는 상춘재의 처마 곡선에 시선이 머물자 잔잔한 감동이 일었다. 스텝의 한 청년이 ‘혼자 왔느냐’ 물어보고 사진을 찍어 주어 온전한 사진을 남겼다. 상춘재 앞에 있는 녹지원을 한 바퀴 돌았다.  청와대 개방과 상관없다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칠궁까지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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