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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2월 3일, 작은 어촌마을인 경남 울산군 대현면 매암리 납도(현 울산광역시 남구 매암동)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단인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치사문 낭독과 함께 발파음이 울려 퍼지며 바로 이곳, 울산 남구에서 사천년 빈곤의 역사를 씻는 공업입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역사는 근면성실한 국민성과 애국심, 열정이 하나 되어 울산공단의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이어지면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1년 365일 뜨겁게 불타오르는 울산공단 야경을 보고 있으면 산업수도의 위엄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빛나는 불빛 하나하나에는 울산시민의 희로애락을 담겨 있다.
내 자식과 손자만은 더 이상 가난하게 살게 하지 않겠다고, 더 좋은 나라에서 살게 하겠다며 자손만대의 번영을 위해 묵묵히 흘렸던 피와 땀, 눈물이 응축된 불꽃이다.
한편으로는 공업도시 건설을 위해 고향 땅을 내어주고 떠나야만 했던 실향민의 아픔과, 국가와 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눈앞에 도래하는 그날을 위해 공업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환경문제를 감내해야 했던 시민들의 상처도 녹아 있다.
그렇게 꺼지지 않는 울산공단 야경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약소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자 역동적인 울산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일까, 산업수도 60년의 역사를 이해하고 보면 울산공단 야경이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울산공단 야경을 제대로 찍고 싶다면, 신선산과 고래문화마을. 그리고 선암호수공원과 구 선암동 행정복지센터 일원을 추천한다. 장소를 찾아가는 게 조금 수고스러울 수도 있지만, 뷰 파인더 안에 산업수도 울산의 꺼지지 않는 밤을 가득 담을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추천할 곳은 바로 ‘장생포문화창고’ 이다. 이곳 6층 북카페 지관서가와 7층 옥상에서 저녁노을과 함께 바라본 공단의 모습이 아름답게 빛난다. 또한 2층에 마련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을 관람하고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을 읽어보며 공업입국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면 울산공단 야경이 더욱 와 닿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희망찬 새 아침을 기다리며 울산공단 야경이 산업수도의 밤을 찬란하게 빛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