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퓰리처 기자] 청년을 위한 지관서가 인문학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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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에서도 다양한 인문학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장생포 문화창고의 1주년을 기념하여 지관서가 장생포점에서 열린 인문학 북토크 현장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북토크에서는 <회사에서 안녕하십니까>의 저자인 이병남 전 LG 인화원장과 장인형 틔움 출판 대표가 북토커로 참여를 하였는데요.

1부는 이병남 원장님이 21년 간 LG에서 인사관리를 총괄하였던 경험을 토대로 ‘일’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날 북토크는 신청자들의 질문을 통해 직접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참여 행사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여러 질의응답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답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기업은 능력을 보고 직원을 채용하다 보니, 능력은 있으나 교묘한 꾀를 부리는 사람이 더 빨리 승진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원장님은 우선, 직원을 채용할 때 능력과 인품을 둘 다 보아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물론 회사의 입장에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리더 계급으로 올라갈수록 인품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리더는 자신의 성과는 기본이고 다른 사람들의 성과까지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여기서 굉장히 주목할 만한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목수는 사용하는 도구가 중요하다. 굽은 연장을 잘 쓰는 것도 훌륭한 목수의 역량이다. 다만, 그 연장이 굽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이야기를 조직의 상황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능력과 인품을 골고루 갖춘 직원이면 좋겠지만, 누군가는 가진 능력은 많으나 인품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큰 관점에서 회사는 이런 사람들도 필요로 하고, 리더는 그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겠죠. 또한, 그런 사람임을 알면서도 함께 끌고 나가는 것이 도구를 잘 쓰는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부에서는 틔움 출판의 장인형 대표님이 존매키의 <리더는 목적을 먹고 산다>를 주제로 북토크를 진행하였습니다. 깨어있는 리더의 9가지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그중에서 ‘정직’과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정직’은 단순히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았는데요.

평소에 정직이라 하면, 진실을 말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주는 새로운 견해였습니다. 두번째로 ‘사랑’에 대해, 대표님은 사랑하는 대상 때문에 내가 바뀌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리더의 경우, 부하 직원을 진정한 사랑으로 대하려면, 그들을 보며 기꺼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겠죠? 출판사의 대표자로서 직원들을 대하는 대표님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3부는 고려대 조성택 교수, 책방 다독다독의 신보경 대표 그리고 두 북토커가 함께하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부에서 기억에 남는 주제는 ‘선배의 경험을 어떻게 후배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입니다. 이에 대해 이병남 원장님은 기업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좋은 DNA가 보전되려면 선배의 경험 전달이 중요하다고 하며, 나이 든 직원과 젊은 직원이 함께 일하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원장님은 나이가 든다고 무능해지는 것이 아니고, 느려진다고 게을러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요. 나이 든 직원이 젊은 직원보다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그들이 빠르게 지나치느라 못 본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회사는 스피드는 떨어질지 몰라도 방향성의 부분에서 뛰어난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한 장인형 대표님의 생각은 어떨까요? 선배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으니 이미 가진 콘텐츠가 많은데 이것을 잘 전달하려면 받아들이는 쪽에서 원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선배가 계속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달하려고 하면 좋은 콘텐츠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죠. 대신, 후배도 선배가 가진 콘텐츠를 잘 끌어낼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여야 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전해졌습니다.

그 외에도 성과와 성취감에 대한 이야기, 장생포 문화창고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 등 유익한 대화를 나누며 북토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오프라인 대면 행사로 열린 이날 북토크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었는데요. 특히, X세대와 MZ세대가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드라마 <나의해방일지>에서 ‘모든 관계는 노동이다’라는 대사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눈을 뜨고 문밖을 나가는 순간부터 관계의 시작인 시대를 살아갑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회사는 수많은 관계가 얽힌 공간이죠. 하지만 이렇게 서로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이 있어, 모든 관계가 노동이기만 한 것은 아닌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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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서선숙

    북 토크의 내용이 현재의 청년들에게
    도움이 많이 도었을거 같네요. 일찍 알았으면 같이 참석해 봤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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