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내 소중한 권리를 행사 할 투표소 위치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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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김순점

안녕하십니까? 
기자는 지난 대선 때 행정복지센터에서 열 체크 업무를 맡았었습니다.
하루 온종일 구민들을 대상으로 어서 오세요~ 열 체크 합니다~ 3층으로 가시면 됩니다를 앵무새처럼 외웠더니, 다음날 낭랑하던 음성이 막걸리 좋아하는 남성의 목소리로 변해버렸지만 나름 깨달은 바가 있어서 기사로 써 봅니다.

권리행사는 노년이라 해서 포기하지 않는다.
투표는 6시부터 시작이었는데 5시 반부터 행정 복지센터 근처에서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구민들이 계셨습니다.
날이 아직 밝기 전이라 어둡기도 하고 춥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대세라 건물 안으로 들어오시라 말씀도 못 드리고 마음이 불편하였네요.
일찍 오시는 분은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오는 젊은 분이라 여겼지만 아니었습니다.
거진 거동이 불편하신 분과 지팡이를 짚고 모자를 쓴 연세 지긋하신 분이셨습니다.
간혹 직장인들도 있긴 했었지요.
그러나 허리가 휘어 지팡이에 의지한 채 열 체크기와 눈을 맞추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3층으로 올라가시는 좀 건강하지 않는 어르신들이 태반이셨습니다.

사회질서는 노년층에서 더 잘 지켜준다.
대선 당시 그 즈음에는 각 매체에서 앞으로는 관공서는 열 체크를 하지 않는다는 홍보가 있었습니다.
연세 지긋한 분들이 자동적으로 열 체크기 앞에 서서 딩동 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청장년들은 큐알기 안 하기로 했는데~ 핸드폰 안 들고 왔는데~라며 항의 비슷한 말씀을 하셨지요.
간혹 열 체크기에 과부하가 걸려 삐릭삐릭 퉁명스럽게 뱉어내자 곱게 늙어가는 중인 할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내가 아프면 여기 오겠소?”
내가 아닌 남을 위한 배려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땡~~~ 그대는 입장을 못하십니다
투표날이 하필 매우 추웠습니다.
오시는 분들 모두 외투에다 모자에다 머플러를 하고 계셨습니다.
평소에는 한가했을 열 체크기가 갑자기 매우 바쁨에 저도 화가 났는지 가끔 땡을 외쳤습니다.
그중 연배 지긋하신 노인분은 수동 열 체크기로 통과시켰으며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아빠에게 아이를 안아서 열 체크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운동 꽤나 했음직한 장년 한 분이 얼굴을 체크기에 비추자 땡 하고 체크기가 비명을 지릅니다.
그의 말을 들어 보아하니 목욕재계하고 투표하리라 여겨서 면도하고 머리를 깎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바삐 왔다고 합니다.
그분 더러 잠시 옆에 서서 숨을 고르라 한 후 다시 체크하자 통과되었습니다.

경찰의 앞을 가로막고 서 보다
저녁 6시가 넘어서 행정복지센터 마당에 두 명의 경찰이 오더니 건물로 들어오려고 하기에 감히 대한민국의 경찰의 앞을 두 팔 벌려 가로막았습니다.
“지금 안에는 확진자였던 사람과 확진자인 사람과 격리 중인 사람들이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들어오시려면 방호복을 입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평소에도 지은 죄도 없는데 순경이나 경찰과는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하는 기자인데도 불구하고 업무가 업무인지라 감히 저런 행동을 취해봤습니다.

그대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투표소를 알고 계십니까?
마지막으로 투표장의 여러 정황들을 써 봅니다.
새벽 6시에 시작한 투표는 7시에서 8시경에 달아올라 10시경에는 건물 안에서 뱀꼬리처럼 돌아드는 줄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오후 한 시가 넘어서면서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30분가량 기다렸다가 정작 투표를 하려는데 자신의 투표지가 없다며 짜증과 항의를 내뱉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분명 각각의 집으로 대선에 출마한 사람의 이력지와 투표지가 갔음에도 불구하고 열어보지를 안 했던지 그냥 대충 봤던지 아님 예전의 동사무소 투표만 생각한 것인지 하여튼 투표지가 없다며 민원창구가 붐볐습니다.
기자가 업무를 보던 곳은 세 개의 투표소 중에 두 번째였는데 첫 번째 투표소에 갈 구민도 세 번째 투표소에 갈 구민도 그냥 두 번째인 행정복지센터로 오신 것이죠.
이런 현상은 마감이 가까워진 시각에 더욱 두드러져 새로 지정 투표소를 알게 되었어도
“에이 이제 거기를 어찌 가나~ 에이 000씨 당신에게 표 주려고 했는데 헛일이다~” 하고 갑니다.

10명에 2명 정도가 자신의 투표소를 알지 못했고 그 두 명의 한 명 정도는 투표를 포기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저녁 6시가 지나서 코로나19와 만난 구민들의 투표 때에는 더욱 심해졌는데요.
10명에 5명 정도가 투표장을 도로 나왔고 5명에 3명이 촉박한 시간과 안 좋은 건강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라의 향방을 결정하는 투표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치러지는 투표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투표가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를 인식하는 투표입니다.
사실 기자가 사는 아파트의 우편함에도 열어보지 않은 선거 전단지들이 수북했습니다.
물론 인터넷과 핸드폰으로 각 정보들을 챙겨보긴 하겠지만
열어보지 않은 선거 전단지들도 우리의 세금이고 투표하지 않아 백지로 사라질 투표 지도 우리의 세금입니다
이런 행사들이 구민이 꼼꼼하게 챙겨보면 좋겠지만 지자체에서도 단 한 사람의 구민들에게 각 정보가 닿을 수 있도록 더욱 홍보에 고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글을 읽으실 독자여러분~
독자께서 행사할 소중한 권리 중에 우리의 세금도 함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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