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신새벽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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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신새벽 3시쯤 눈이 뜨였다. 더 자야 하기에 잠을 청한다. 하지만 음식물 찌꺼기 처리에 대한 걱정으로 잠이 달아난다.

거주하는 아파트가 세 동으로 나누어진 소규모 단지다. 한 동을 기준으로 분리되어 관리한다. 이번에 다시 반장을 맡으면서 관리비가 모이지 않는 이유를 생각했다.

이삼십 년 전에는 한집에 아이들이 두세 명씩 있었다. 세월이 지나자 몇 집을 제외하면 일인 가구나 두 내외가 살고 있다, 이사를 들어오는 주민도 가족이 적다.

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음식물 찌꺼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런 점을 비추어 볼 때 아파트에서 공동으로 처리하는 음식물 지출 비용이 많았다. 개선방안을 고민한 끝에 음식물 처리기를 떠올렸다.

우리 아파트는 평균 오 년 주기로 외부 도색을 한다. 처리기 구입에 대한 초기 비용을 일 년 예산으로 잡으면 사 년간 지출비용이 모이는 것이다. 수백만 원의 돈이 모이지만, 내가 나서서 하기는 부담이 되어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주민 몇 명이 다과를 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 자리에서 좋은 생각이라고 결론이 났고, 단체 문자로 알렸다. 주민의 반대는 없었다, 실효성에 대한 걱정이 우려되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가구가 많아 실행에 옮겼다.

최소의 비용으로 가성비 좋은 처리기를 구하려 하자 어려움이 많았다. 웹 검색을 하여 업체 몇 군데에 전화했다. 한 업체에서 음식물 줄이는데 협조하는 마음으로 기계 값을 할인해 주었다.

한 가구당 한 개씩 지급하고, 찌꺼기가 많이 나오는 날에는 칩을 붙이는 초록색 양동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주민이 만족하는 결과가 있어야 성공을 하기에 걱정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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