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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윤두선
5월8일,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지장정사를 다녀왔습니다.
지장정사는 남산입구에 위치한 작은 사찰로 매년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온갖 음식을 마련해 오가는 사람들에게 대접을 합니다.
이날 많은 사람들이 지장정사에 모여 함께 공양도 하고,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했습니다.
이날 지장정사에서 약 2시간 정도 봉축행사를 거행하였는데, 승복을 입은 꼬마불자들이 참여를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꼬마불자를 본 노보살님들이 여기저기서 손짓을 하며 꼬마불자를 불렀습니다.
“이리 오세요. 한 번 안아 봅시다. 아이구 예뻐라……”
노보살님들의 손짓에 꼬마불자는 쪼르르 달려가 노보살님의 품에 안겨 귀여움을 독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꼬마불자를 향해 박수를 보내며 함께 기뻐했습니다.
필자 또한 미소를 머금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봉축행사 중에 곳곳에는 처음보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알고보니 ‘범어 실담자와 민화의 만남’ 야외전시회였습니다.
야외전시장에는 기왓장에 그림인듯 글자인듯한 것이 그려져 있어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을 텐데,
전시장 가운데에 ‘범어실담자梵語悉曇字’ 가 무엇인지 설명을 해놓아 한순간에 궁금증이 사르르 풀렸습니다.
‘범어실담자’란 인도의 굽타문자 계열에 속하는 문자로서 기원전 2세기 경에 아쇼카 부라흐미 문자가 기원이 되어 오늘날 인도의 여러 문자들이 만들어지는 근원이 된다.
범어란 범천梵天이 내려주는 말이라 하고, 실담자는 인도의 불교경전들이 중국에 전래되면서 정착된 문자를 말하고, 완성完成되다, 성취成就되다는 의미를 갖는다.
범어실담자의 구성은 기본문자 51자와 자모子母의 결합법인 18장을 실담자기라 하는데, 이 실담자기가 형성되는 과정은 4~5세기경에 북인도를 중심으로 사용되었던 문자를
남인도 출신의 반야보리般冶普璃 삼장이 6세기경에 당나라 오대산에서 구술한 것을 지광智廣스님이 자형과 발음을 정리한 책을 실담자기라 한다.
이번 야외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은 지장정사 민화반에서 그린 그림(범어실담자)으로 또 다른 그림 세계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봉축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음식을 받아들고 저마다의 자리로 가서 점심공양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남산을 찾는 사람들, 지장정사에 온 사람들…..모두 모여 지장정사에서 준비한 점심을 나누어 먹으며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했습니다.
지장정사 주지스님은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에 20여가지의 사찰음식과 차茶를 준비해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음식을 준비해 주신 지장정사 불자님들과 주지스님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