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정선 일원을 다녀오다(도시와 농촌간의 문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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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윤경숙

남구 문화원에서는 8월26일~27일, 1박2일에 걸쳐 강원도 정선 일원을 다녀왔다.

이번 문화유적답사는 ‘도시와 농촌간의 문화 교류’로 삼굿(삼찌기)하는 과정을 보고, 옥수수 따기와 감자 캐기 체험, 정선레일바이크 타기, 정선아라리촌 견학 및 연극공연 보기, 정선장터 방문의 일정으로 짜여져 기대가 엄청 높았다.

약 5시간을 달려 정선군 유평리에 도착을 했다.

마침 유평리에는 전통 삼굿(삼짜기) 행사가 진행중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해 ‘삼굿’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프로그램 중에 ‘삼굿’이라는 글자만 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굿’인 줄 알고 있다가 전혀 다른 내용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알고보니 ‘삼굿(삼찌기)’은 삼대의 껍질을 벗기기 위해 수증기로 삼을 익히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었다.

가로/세로 약  3~4m 정도의 두 개의 구덩이를 파고, 한 구덩이에 그 반 정도에 장작을 넣고 그 위에 큰 돌과 주먹만한 돌을 둥글게 쌓아 올리고 나서 불을 지펴 돌을 달군다.

나머지 한 구덩이에는 삼대를 단으로 높이 쌓고 나서 수증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풀로 삼단을 덮고, 그 위에 다시 흙으로 덮는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가열된 돌을 나뭇잎과 흙으로 덮은 뒤 간격을  맞춰 구멍을 뚫어 그 구멍에 물을 부으면 뿌연 수증기가 뭉글뭉글 솟아나면서 옆 칸으로 들어가 삼대를 익히게 된다.

이 과정이 바로 ‘삼굿’이다.  무당이 하는 굿이 아니라 삼찌기였다.

예전에는 ‘삼굿’을 하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참여를 했다고 한다. 

이날 아이들은 뜨겁게 달궈진 돌에 감자나 옥수수를 구워 먹기도 했는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화상을 입을까봐 야단을 치고 접근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날 아이들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이틀 동안 본 사람들은 전부 노인들 뿐이었다.

‘삼굿’과정은 3일간 이루어지는데, 남구 문화원에서는 둘쨋날 과정만 참관했다.

‘삼굿’ 과정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날은 삼 베기, 삼굿터 파기, 삼굿 나무 쌓기, 돌 쌓기

-둘쨋날은 점화제례, 삼 쌓기(모리기), 화집 다지기, 풀 덮기, 흙 덮기, 짐물 주기

-셋째날은 삼굿 파헤치기, 삼대 벗기고 건조하기

전국에서 많은 사진작가들이 참여해 ‘삼굿’ 과정을 사진으로 담기도 하고, 촬영도 했다.

‘삼굿’ 과정 중에  하일라이트는 구멍에 물을 부으면서 부르짖는 소리였다. 

모든 과정은 대장의 지휘 아래 진행되었고, “짐물이여” 하면 “땜이여.”……..

처음에 들을 땐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 듣지 못해 옆에 앉은 노인분께 여쭈어 보고나서야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짐물이여.”는 김(수증기)을 낼 물이다는 뜻이었고, “땜이여”는 짐물을 부은 구멍을 흙으로 막는다는 뜻임을 알게 되었다.

‘삼굿’은 노인들이 하기에는 다소 힘든 과정(노동)이어서, 포크레인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다.

비록 전과정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대만족이었다.

전국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삼굿’을 정선에서만 유일하게 맥을 잇고 있다는 점은 크게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굿’을 보고, 감자 캐기 체험장으로 이동을 했다.

해가 강하게 내리쬐는 밭둑길을 따라 20여분 걸어가 감자밭에 도착했다.

감자밭인지 잡초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밭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일행은 나누어 준 호미를 들고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여기 저기서 “와아!!!! 대빵 감자다. 내 께 제일 크다. 엄마야, 또 나왔다…..” 입에서 울산 사투리가 감자보다 더 먼저 튀어나와 감자밭을 뒤덮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감자밭 하나가 다 파헤쳐지더니 10kg 박스 40개가 뚝딱 채워졌다.

감자를 다 캐고 나니 뜻밖의 희소식이 전해졌다. 

캔 감자를 한 박스씩 준다는 말에 입꼬리는 귀에가 걸리고, 발걸음은 룰루랄라 가벼워졌다. 

감자를 캔 다음 숙소(아라리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옥산정에서 저녁식사(한정식)를 하고는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숙소가 있는 마을은 ‘여량’이라는 마을로 정선에서 가장 오지로 꼽히는 마을이라 그런지 현지인을 한 명도 보질 못했다.

다음날 새벽, 옥산정에서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정선레일바이크 체험을 하러 갔다.

말로만 듣던 레일바이크를 40분(7.2km)이나 탔다.

4명이 한조가 되어 오르막과 내리막에 따라 페달을 밟았다 멈췄다를 반복하면서 정선일대를 40분만에 훑어 볼 수 있었다.

레일바이크를 한번도 타보지 않은 필자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체험이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나니 또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식사를 하고 정선아라리촌으로 이동을 했다.

‘정선아라리촌’은 정선읍 애산리에 조선시대 정선의 예 주거문화를 재현한 곳으로 전통와가와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돌집, 귀틀집의 전통가옥 6동과  주막, 저잣거리 등이 조성되어 있다.

또, 물레방아와 통방아, 연자방아, 서낭당, 농기구공방, 방앗간 등의 시설도 함께 볼 수 있다.

정선아라리촌’에서 ‘고은(Go Silver)님들의 놀이마당’이 펼쳐졌다.

놀이마당은 ‘2022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이다.

정선문화원에서는 고령화 사회의 지역 어르신들이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의 경륜과 지식을 살려 세대간 문화전승, 자아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으로 ‘고은(Go Sliver)님들의 놀이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어르신들은 정선지역에서 거주하시는 고운님 23분(남자8분, 여자15분)으로 평균 연령은 78세이며, 땅끝 해남에서 정선으로 시집 와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르신의 구술을 토대로 ‘아리랑 고개너머 시집살이’이라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공연을 본 소감은 전문 배우들보다 훨씬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정선아리랑’을 바탕으로 놀이마당이 펼쳐져 공연을 보는 내내 출연진과 함께 흥얼거리기도 했다.

공연 중간 중간에 울컥 울컥하기도 하고,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공연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아라리촌에서의 여운을 안고 옥수수밭으로 향했다.

옥수수따기 체험은 2시간이라고 했는데, 다들 얼마나 손이 빠른지 10분만에 옥수수따기 체험이 종료되었다. 

각자가 딴 옥수수는 각자가 가져가라는 말에 일행은 또 한번 입이 귀에가 걸렸다.

이번 ‘도시와 농촌간의 문화교류’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고, 눈물이 날만큼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우리를 초대해 준 정선문화원장 심재복원장님과 정선삼베길쌈전승보전회장 이용성회장님과 정선문화원사무국장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남구 문화원장고문구원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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