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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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윤두선

필자는 사단법인 한방울 다문화 학교의 한국어 수업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방울 다문화 학교에서는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인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데, 단계별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어 수업을 듣는 외국인들은 울산의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근로자들 입니다.

이들은 국적도 다양합니다. 베트남, 몽골, 인도, 말레시아, 태국 등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 한동안 얼굴 익히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3개월쯤 지난 지금은 얼굴과 이름이 연결이 됩니다.

필자는 한국어 강의를 하지는 않고, 보조교사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를 배우는 인원은 모두 8명(인도 6명, 말레시아1명, 태국1명)이며, 수시로 입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윤경숙선생님께서 한국어를 강의 하시고, 저는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에게 다가가 수업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보조를 합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수업에 참여하면서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첫수업에서 본 외국인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과 틈만 나면 영어로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고개를 끄덕이면서 질문도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받아쓰기를 100점 받는 건 예사고, 문법도 척척 알아듣고, 필체도 기가막히게 잘 써서 한국사람보다 더 잘 썼다는 칭찬도 받고……정말 신기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윤경숙선생님의 철저한 교육철학이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시작되면 윤경숙선생님은 호랑이선생님으로 돌변해 정확한 발음이 될때까지 발음연습을 시키고, 문법도 다 알아들을때 까지 설명을 하고, 수업시간이 지나도 그날의 수업은 반드시 마무리를 짓고 수업을 마칩니다.

또, 외국인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나서 태화강동굴피아를 함께 둘러보고, 태화강국가정원도 함께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해설도 해주고, 이처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집니다.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그들을 보면서 저 또한 많을 걸 배우고 얻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저에게 일요일은 휴식을 취하는 날입니다. 

쉬고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저를 기다리고 있을 그들의 눈망울이 눈앞에 어른거려 쉴 수가 없습니다.

힘든 몸을 이끌고 수업에 들어가면 어느새 그 힘듦이 싹 사라지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때가 보람을 만끽하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한국어수업에 참여하면서 한국어가 정말 어려운 언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하고 살아왔는데, 한국어수업에 참여하면서 알고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윤경숙선생님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작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사람은 소통의 수단으로 말(언어)만 잘하지 문법은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아 이러다가는 먼 훗날 한국사람보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더 유창하게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아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이러다가는 한국사람이 오히려 외국인에게 한국어가 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우리의 한글을 외국인에게 널리 알리고 가르쳐 전세계에 대한민국이 우뚝 설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고, 대한민국이 전셰계를 지배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한방울 다문화 학교’에서 그들과 함께 한국어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저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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